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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돌아보기(삶의 지도)

룸구 2024. 9. 22. 20:41

안녕하세요 두서없이 생각의 흐름에 따라 저를 돌아보고 삶의 지도를 그려보려합니다. 

 

[삶의 지도]

'삶의 지도'라는 단어를 처음 봤을 때 잠깐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답이 나오지 않으면 문제로 다시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삶의 지도'라는 4글자를 다시 곱씹어 봤을 때 '지도'라는 개념에서부터 접근이 가능했는데요. 우선 제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네이버 지도가 생각났습니다.

'내가 지도를 어떤 방식으로 봤었지?'

제가 지도를 확인하는 모습을 떠올려보니 항상 처음에는 나의 현재위치를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했었습니다. 그리고 지도를 조금만 축소해서 서 한반도 모양의 일부가 얼핏 보일 때 쯤이면 제가 그동안 거주했던 동네 근처에 빼곡히 박혀있는 별(즐겨찾기)들이 과거의 제 흔적을 저도 모르게 기록해 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지도보는 방식대로 간단하게 삶의 지도를 그려볼까 합니다.

 

[삶의 지도 - 현재 위치 확인]

개인적으로 저라는 사람에 대해 정의내리기 위한 시도를 한 적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제 삶을 모두 기억하지 못할 뿐더러 몇 가지 키워드를 대입해봤을 때 도저히 앞뒤가 맞지 않는 사건도 있었던 것 같고... 기본적으로 제가 저라는 사람을 특정 키워드로 정의하면 앞으로 그 틀에 갇혀서 살아가게될까봐 성격상 좀 안맞기도하고... 여러가지 이유로 실패했던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글을 쓰는 중인 현재의 저를 정의한다면 적당히 특이한 경험, 적당한 친화성, 적당한 분위기메이커, 적당한 팔로우십, 적당한 리더십 등을 가지고있는 '적당한 사람'이라고 조금은 방어적이고 포괄적인 방향으로 말하고싶습니다. 

 

 

[삶의 지도 - 즐겨찾기 별1. 무계획 유성실]

중고등학교 시절, 저는 목표를 가지고 살기보다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해 성적을 잘 받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딱히 큰 계획을 세운 적은 없었지만, 그저 '열심히' 살고 좋은 학생이 되어 좋은 대학에 가는것이 유일한 목표였습니다. 대학생이 된 후에도 비슷했습니다. 공학을 전공했지만, 그 외에도 마케팅, 법률,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경험하면서 무계획 속에서도 성실하게 적당히 특이한 경험을 쌓았습니다. 목표는 없었지만, 성실함이 저를 이끌어준 시기였습니다.

 

[삶의 지도 - 즐겨찾기 별2. 지피지기]

반도체 엔지니어로 첫 직장에 취직했을 때도 저는 제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명확하게 알지 못했습니다. 그저 시키는 일을 하며 막내로서 적당히 부족하지 않게 팔로우십을 발휘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내가 원하는 것은 팔로우십만이 아니라 나만의 판단과 책임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더 많은 자유와 책임을 바랐고, 그 결과 회사에서의 방향성을 찾지 못해 결국 퇴사를 결정했습니다. 지피지기의 부족이었지만, 나 자신을 알아가는 중요한 과정이었습니다.

 

[삶의 지도 - 즐겨찾기 별3. 나 만들기]

반도체를 떠나 소프트웨어라는 낯선 분야로 뛰어들었습니다. 소프트웨어는 한 번도 도전해본 적 없는 깜깜하고 어려운 세계였지만 어려웠지만 힘들지 않았습니다. 저를 파악하고 제가 책임지고 결정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에 취업한 후 데이터 엔지니어로써 커리어를 시작하였고, 의도치않게 배달어플에 사용될 추천 시스템을 혼자서 개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실력도 적당히 쌓였고, 저도 신입이지만 더 신입이 들어오면서 그들을 리드하며 적당한 리더십도 갖추게되었습니다. 그 후 현재 회사로 이직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저는 제 의지대로 저를 만들어가고 있음을 분명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결론]

지금 저는 적당히 안정적인 상태인 소위 컴포트 존에 있습니다. 일도, 삶도 어느 정도의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이 적당함이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의문입니다. 적당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할지, 아니면 부족한 부분을 더 채우며 이 적당함을 유지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현재는 나와 대화하며 방향성을 찾는 중입니다. 적당한 삶을 넘어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준비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글또라는 모임 내에서 글쓰기를 통해 나와의 대화를 더 자주 깊게 하고 다른 분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받고 싶습니다.